선택이 어렵고 결정하기가 두려운가? 사소한 것부터 선택하고 결정하는 연습을 해보자. 필기감이 좋은 펜, 좋아하는 옷, 오늘 먹을 음식, 마음에 드는 친구 등 마음이 1이라도 더 가는 쪽을 선택하여 결정한 후 그것들의 장점을 좋아하는 습관을 들이자.
그림을 그리기 위해 도화지를 펼치면 망설여지기만 하던 때가 있었다. 선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그어야 할지, 사물을 어떤 형태로 그려야 할지, 어떤 색으로 칠해야 할지 머뭇거리다가, 그 많고 세밀한 의사결정을 할 수가 없어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어디 그림 그리기만 그럴 것인가. 삶의 곳곳에서 만나는 결정과 선택의 순간에는 또 얼마나 주저하는지? ‘관계를 망치면 어떻게 하지’, ‘일을 그르치고 후회하는 마음이 들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에 아무것도 시도하지 못했다.
어느 봄날, 나는 문득 깨달았다. 둑방에 쏟아질 듯 피어난 개나리꽃을 보며 꽃들은 오래 망설일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이 꽃을 피울 때는 정말이지 한 치의 망설임이 없다. 춘삼월 호시절, 이 시절을 놓치기라도 하면 끝장이라는 듯 꽃들은 제 역량껏 봄을 온몸으로 그려낸다. 망설이기는커녕 참지 못하는 멀미처럼 왈칵왈칵 봄을 게워놓는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봄꽃들처럼 ‘나 자신을 꽃 피워 보자’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실패를 했다면 그것이 주는 가르침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것은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된다는 말이다. 어떠한 선택이라도 마냥 좋거나 마냥 나쁘지만은 않다. 무엇엔가 성공한 사람은 좋은 선택을 한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한 선택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돌밀원은 정원 이름입니다. ‘인형이 가득한 정원’, ‘돌조각이 가득한 정원’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인형 놀이를 하며 놉니다. 돌인형, 목각인형, 헝겊인형....이 나이에 아직도 인형 놀이를 한다면 남들이 웃겠지요만 변을 하자면 저는 그것들을 통해 ‘인생 놀이’를 한 것 같습니다. 놀다 보니 인형마다 이름이 생기고 사연이 붙어 이야기가 생겨났습니다. 이제 저는 눈이 침침하여 바느질이 어렵습니다. 다만, 만들어 놓은 인형이 쓰레기가 되기 전, 인형들의 이야기가 제 머리에서 사라지기 전, 저는 그것들을 정리하여 ‘인형 동화 책방’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누군가의 심심한 마음에 재미가 되고 슬픈 마음에는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